Arch. Tadao Ando
최용준 (뮤지엄 산 학예실장)
뮤지엄 건립 프로젝트는 이인희 이사장의 뜻에 따라 20년 전인 1995년 한솔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2006년 안도 타다오(1941~)에게 뮤지엄 설계를 의뢰하면서 미술관과 박물관이 공존하는 뮤지엄으로 그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2007년 실시설계, 2008년 착공, 2012년 준공 후 1년여 기간 동안 박물관, 미술관 전시 및 제임스터렐관 공사를 마무리하여 2013년 5월 한솔뮤지엄으로 개관하였으나 관명에서 보이는 기업 이미지를 지우고 뮤지엄 본연의 공공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자 2014년 3월 Museum SAN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뮤지엄은 해발 275m의 산 위의 대지 2만여평의 부지에 주변경관을 그대로 살려 웰컴센터,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박물관 미술관이 있는 본관과 스톤가든 그리고 뮤지엄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임스 터렐관으로 이어진 2.4km의 산책로로 구성되어 있다. 본관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전시실이 BOX IN BOX 컨셉의 4개의 직사각형 건물 안에 놓여 있으며 사각형, 삼각형, 원형의 ‘無의 공간’이 4개의 건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또한 뮤지엄 건축에 3종류의 자연석을 특징적으로 사용하였는데 먼저 워터가든 물 아래에는 서산에서 가져온 해미석이 하늘과 본관건물을 비춰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으며 건물 외벽에 쓰인 파주석은 노출 콘크리트의 단정함에 파격적인 자유로움을 불어넣어 건물에 리듬감뿐만 아니라 성벽과 같은 웅장함을 부여해 주었다. 그리고 스톤가든을 살포시 덮고 있는 귀래석은 원주시 귀래면에서 가져온 돌로서 뮤지엄의 마지막을 강원도의 지역색으로 마무리하였다.
페이퍼 갤러리Paper Gallery는 파피루스 온실을 시작으로 국보와 보물 등 다수의 지정문화재와 그에 준하는 다양한 공예품 및 전적류를 수집 및 연구보존하고 있으며 청조갤러리Cheong-Jo Gallery는 전통 회화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서양화 기법을 차용하여 새로운 동양화 양식을 이끌어 나간 김기창, 장우성, 서세옥, 이응노의 작품을 다수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쾌대, 김환기, 박수근, 이우환, 백남준, 박래현, 오윤, 정규 등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회화 작품들과 종이를 매체로 하는 판화, 드로잉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장하고 있어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산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관람객들의 끊임없는 발걸음이 이어지는 공간인 산 뮤지엄의 제임스 터렐관 (James Turrell Hall)은 기존의 조형 예술 분야에서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던 빛과 공간을 작품의 주 매체로 끌어올려 라이팅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공간을 제공하면서 관람객들에게 명상과 사색의 공간을 제공한다. <Skyspace(Twilight Resplendence), 2012>, <Horizon Room(Lost Horizon), 2012>, <Space Division, 2014>, <Ganzfeld (Amdo), 2013>, <Wedgework(Cimarron), 2014> 등 5개의 작품이 있어 규모에 있어 아시아 최대일 뿐만 아니라 작품의 퀄리티에 있어서도 작가가 인정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현재 산뮤지엄은 하반기 전시로 <판화, 다시피다> 展 (2015.9.18 ~ 2016.2.28)을 개최하고 있다. 판화가 지닌 독자적인 영역에 대한 재점검과 아울러 우리의 현대판화의 상황을 조망하는데 의의를 두면서 나아가 판화가 미술계 및 일반에 다시 한번 주목 받기를 바라는 의도로 전시를 기획하였다. 이 전시는 8~90년대를 통해 해외에서 다양한 판법을 수학하고 온 이른바 2세대로 불리는 중견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초대전 섹션과 두 사람의 서양인화가 Elizabeth Keith와 Paul Jacoulet가 1920년대와 30년대를 걸쳐 우리나라를 탐방하고 그 독특한 이국적 풍물에 매료되어 우끼요에浮世絵 기법의 다색목판으로 구현한 우리의 풍속, 풍경들 섹션 그리고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판화란 매체를 통해 어떻게 대중과 만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국제적인 거장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대미술관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성원에 큰 감사의 마음을 보내며 깊어가는 가을 뮤지엄 산에서 다채로운 판화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가족과 함께 나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기대한다.
사진제공 - 뮤지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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